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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서 다시 일어서는 힘, 브리지 운동 이야기

by 현진코코 2025. 9. 26.

브리지 운동 이야기

바닥에 누워 찾은 작은 희망

 

나이가 들수록 허리와 엉덩이는 자꾸 무거워집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려 하면 허리가 뻣뻣해 한참을 몸을 비틀어야 하고, 의자에서 일어나려다 주저앉는 순간도 많아졌습니다. 계단을 오르는 것도 점점 버겁고,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 때마다 허리가 먼저 항의합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어쩔 수 없나 보다” 하고 체념하려는 순간, 재활치료사 친구가 알려준 운동 하나가 있었습니다. 바로 브리지(Bridge)였습니다.

 

브리지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바닥에 누워 무릎을 세운 뒤, 엉덩이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가 내리는 동작. 말 그대로 다리를 놓듯, 허리와 엉덩이를 연결해 주는 듯한 느낌이 드는 운동입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저게 운동이 될까?” 싶었지만, 막상 해보니 단순한 동작 속에서 놀라운 변화가 숨어 있었습니다. 엉덩이가 바닥에서 살짝 떨어지는 순간, 허벅지 뒤쪽과 허리 근육이 동시에 깨어나는 느낌이 전해졌습니다. 마치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몸속의 힘을 불러내는 듯했습니다.

 

허리와 엉덩이, 내 몸의 든든한 기둥

 

우리 몸에서 허리와 엉덩이는 단순한 근육 덩어리가 아니라, 일상을 지탱하는 기둥과도 같습니다. 기둥이 약해지면 집이 흔들리듯, 허리와 엉덩이가 약해지면 걸음걸이도 불안정해지고, 작은 동작에도 통증이 따라옵니다. 실제로 60대 이후 낙상 사고가 늘어나는 중요한 이유가 엉덩이 근육 약화라고 합니다.

 

브리지는 바로 그 기둥을 세워 줍니다. 엉덩이를 들어 올릴 때 둔근이 단단해지고, 허리 주변 근육이 고르게 자극을 받습니다. 코어가 강화되면서 몸의 중심도 한결 안정됩니다. 나 역시 꾸준히 브리지를 하면서 아침에 허리가 굳어 한참을 주무르던 시간이 줄었습니다. 앉았다 일어나도 예전처럼 ‘뚝’ 하고 허리가 당기지 않았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발걸음이 가벼워졌습니다.

 

특히 엉덩이 근육이 강화되니 걸음걸이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보폭이 점점 줄어드는 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한 걸음 한 걸음이 더 안정적입니다. 마치 땅을 단단히 디디고 있다는 확신이 드는 걸음이지요. 손주를 안아 올릴 때도 허리가 전처럼 비명을 지르지 않고, 장을 본 봉지를 들 때도 허리가 한층 더 버텨 줍니다. 작은 변화들이 쌓여 내 몸 전체가 다시 균형을 되찾아 가는 듯했습니다.

 

반복 속에서 달라지는 몸과 마음

 

브리지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5회도 버거웠습니다. 엉덩이가 잘 올라가지 않고 허벅지 뒤쪽이 당겼습니다. 하지만 하루 5회에서 시작해 조금씩 늘려가니 10회, 15회도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직 내 몸이 강해질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들이 내 삶을 다시 긍정으로 물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브리지는 단순한 근력 운동을 넘어선 작은 명상과도 같습니다. 바닥에 누워 호흡을 고르게 맞추고,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순간 긴장된 마음이 풀리고, 내려올 때는 하루의 무게를 내려놓는 듯한 해방감이 따라옵니다. 운동이라기보다는 내 몸을 위로하는 시간 같았습니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심장이 조금 빨라지면서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경험은 오래 잊고 있던 활력을 되찾게 해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성취감이 컸습니다. 예전 같으면 포기했을 운동도, 브리지는 안전하게 할 수 있습니다. 바닥에 누워 시작하기 때문에 넘어질 염려가 없고, 관절에 부담도 적습니다. 그래서 나처럼 운동을 시작하기 망설이던 사람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출발점이 없습니다. ‘오늘도 해냈다’는 뿌듯함이 하루를 다르게 채워주었습니다.

 

단계별로 발전하는 브리지

 

브리지는 기본 동작만으로도 충분히 효과가 있지만, 조금씩 변화를 주면 더 큰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기본 브리지: 무릎을 세우고 양발을 바닥에 붙인 상태에서 엉덩이를 들어 올립니다. 어깨부터 무릎까지 일직선을 만든 뒤 3~5초 유지하고 내려옵니다. 하루 10회, 2세트면 충분합니다. 응용 브리지: 익숙해지면 한쪽 다리를 뻗은 채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싱글 레그 브리지’를 시도해 보세요. 균형 감각과 코어 안정성이 크게 향상됩니다.

 

고급 브리지: 유지 시간을 10~15초로 늘리거나, 브리지 상태에서 엉덩이를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여 근육에 긴장을 유지합니다. 밴드나 짐볼을 활용하면 허벅지 안쪽 근육까지 함께 강화할 수 있습니다. 단계별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은 단순히 운동 강도를 높이는 것 이상입니다. 내 몸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증거이며, “나는 여전히 성장할 수 있다”는 마음의 힘이기도 합니다.

 

내일을 세우는 다리

 

이제 브리지는 내 하루의 의식이 되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바닥에 누워, 천천히 엉덩이를 들어 올립니다. 어깨에서 무릎까지 곧게 뻗은 순간, 내 몸이 스스로를 지탱하는 기쁨이 찾아옵니다. 내려올 때는 마음속의 불안과 걱정까지 함께 내려놓는 듯합니다.

운동을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이 가장 필요한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단순한 동작 하나가 내 허리와 엉덩이를 지켜주고, 내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줍니다. 오늘도 나는 브리지를 하며 하루를 열고, 내일을 준비합니다. 그 반복이 결국 내 몸과 마음을 더 건강하게 연결해 줄 든든한 다리가 되어 줄 것이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