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의 골목 빛: 한 컷의 사진이 수필이 되기까지
골목이 깨어나는 시각, 빛이 말을 걸다새벽 네 시, 도시의 시계는 아직 밤을 품고 있으나, 골목은 먼저 깨어납니다. 가게 셔터가 내뿜는 금속의 냄새, 축 축한 벽돌이 머금은 밤공기, 어젯밤 비가 두고 간 얇은 물막이 가로등빛을 길게 늘어뜨립니다. 그 빛은 흔히 말하는 노란빛도, 차가운 백색도 아닙니다. 사람의 체온을 닮은 빛, 지나간 하루의 잔온을 모아 어둠과 타협한 빛. 저는 그 빛이 건물 벽을 부드럽게 타고 내려와 바닥의 균열에 깊이를 만들어내는 순간, 카메라를 듭니다. 셔터 소리는 새벽을 깨우기엔 너무 작고, 제 안의 무언가를 깨우기엔 충분히 큽니다. 골목은 낮에는 통로이고 밤에는 기억입니다. 낮에는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치며 서로를 벗겨내고, 밤에는 그들이 떼어놓고 간 표정들이 벽에 붙습니다. 포장..
2025. 9. 18.